■여든 즈음에■ - 61학번 김유조 시인 산수연 시집 출간

[샘문뉴스]= 김유조 시인이 산수연을 맞이하여 제2시집 『여든 즈음에』를 출간하였다. 김유조 시인은 건국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직을 맡고있다.

김성기 기자 | 기사입력 2022/08/26 [00:14]

■여든 즈음에■ - 61학번 김유조 시인 산수연 시집 출간

[샘문뉴스]= 김유조 시인이 산수연을 맞이하여 제2시집 『여든 즈음에』를 출간하였다. 김유조 시인은 건국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직을 맡고있다.

김성기 기자 | 입력 : 2022/08/26 [00:14]

  © 이정록



                [샘문뉴스]

 

■61학번 김유조 시인 산수연 시집 출간■ 

 

          여든 즈음에

               <신아출판사> 

 

 

김유조 시인이 산수연을 맞이하여 제2시집 『여든 즈음에』를 출간하였다. 김유조 시인은 건국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직을 맡고있다. 문학마을에서 소설로 등단한 김유조 시인은 장편소설 "빈포 사람들"과 소설집 3권, 시집 2권, 수필집과 평론집 등 다수를 출간하였으며 학술지 등의 저서도 다수 있고. 학술원 우수도서상, 김태길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한국동란과 민주화운동 등을 겪은 세대의 감회가 시집 속에 짙게 녹아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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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김유조

 

경기도 성남시 거주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건국대 명예교수(부총장 역임) 

미국소설학회 회장 역임

헤밍웨이학회 회장 역임 

서초문인협회 회장 역임

계간여행문화 주간

계간문화의식 공동대표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문화위원장

계가국제문예. 고문

계간미래시학 고문

(사)샘터문인협회 고문

(사)문학그룹샘문 고문

 

<수상>

학술원 우수도서상

김태길수필문학상

헤밍웨이문학상

문학마을 문학대상

계간문예 소설대상

서초문학상

 

<저서>

어네스트 헤밍웨이 연구

존 스타인벡 평전

영미단편소설 연구

영국문학사

 

<장편소설>

빈포 사람들

 

<소설>

세종대왕 밀릉 외 3권

 

<수필집>

열두 달 풍경

 

<평론집>

우리시대의 성과 문학과 세태

 

<번역서>

클라라 반지

솔 벨로우

훼밍웨이 미공개 답변

미국문학사 등 다수

 

기타 학술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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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흑범의 해', 임인년을 맞으며 산수(傘壽) 그러니까 여든의 나이를 먹는가 했더니 금년부터는 나라의 계산법이 바뀌어 두어 해 덕을 보는가 싶다. 덕을 본다는 표현을 쓰니까 나이가 줄어든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하는 것처럼 들릴지 몰라도 사실은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그렇다고 나이 드는 것을 목표로 살아온 바야 아니지만 기왕 산수지경에 들려면 머뭇거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거기 걸 맞는 시집 한 권이라도 소박하게 낼까 하여 '여든 즈음에라는 제목까지 대략 정하여 놓지 않았던가.

그런데 모두들 두어 해 줄어든 나이를 거침없이 표방하는 세상에서 굳이 나이티를 내어야 하는지 눈치가 슬그머니 들기도 한다'이 나이에 눈치라니', 자책을 하면서도 눈치코치 체통 단속은 나이가 들수록 필수가 아니겠는가 싶다. 래서 일단 시집의 제목을 '흑범의 해에 부르는 노래로 바꾸어보았다. 십이간지 중에서도 흑범이 갖는 덕담의 소재는 우리의 민담과 민화에서 너무나도 풍성하지 않은가. 그러니 전통적 셈법의 나이에 따라 '산수연을 흑범의 등허리에 올라타서 벌였다는 사실은 나와 동시대, 동년배의 행운이 아니겠는가. 자부도 해본다하지만 이런 제목 또한 꼰대 풍취가 풍긴다고 자책하며 일생 다져온 행로의 형상을 서정 어린 '청자 항아리의 소성으로 상징하며 제목을 또 바꾸어 보려고 마음을 뒤챈다. 최종 제목은 아직도 미지수로 남아있다.

 

  본문의 졸시 여기저기에서도 개인사를 운문의 형식으로 풀어놓아 보았지만 지나 놓고 보니 정말 우리시대는 다른 어떤 시대 못지않게 참으로 다사다난한 대 서사의 기간이었던가 싶다. 내 경우, 부모님이 독립운동을 하러 가신 것은 아니지만 만주 땅 헤이룽장성(黑龍江), 무진장(牧丹江) 시에서 생업에 종사하시다가 일제의 패망을 직감하고 어머니만 우선 만삭으로 귀국열차에 올랐다가 함경북도 성진(지금의 김책시) 역전에서 긴급 난산으로 나에게 세상의 빛을 보여주셨다고 한다. 불효를 한 셈이지만 극적이고 또 좀 전설적인가 싶다! 경상도 고향 땅을 밟은 것은 이후 역경의 행로를 거친 끝이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태어난 지 꼭 두 해 후, 내 생일날에 일본의 나가사키에는 두 번째 원자폭탄이 터지고 며칠 후 우리나라는 독립을 하게 된다. 구미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2년 때에는 낙동강 철교가 끊어지기 직전의 마지막 남행 피난열차를 타게 된 아슬아슬한 순간을 생생하게 지금도 기억공간에 간직한다.

 

  낙동강변의 초등학교는 수복하여 들어오니 완전히 불타 없어졌는데 그보다도 그 학교는 조국 근대화와 군부 독재로 복합 상징되는 박정희 장군의 모교이기도 하였다. 전란으로 가까운 친척들의 피해도 적지 않았지만 나도 큰 총상을 입었다. 당시에는 탄피와 화약이 곳곳에 지천이었는데 그걸로 장난감 총을 만들어 놀다가 터지는 바람에 무릎 관절부분에 파편 조각이 들어가 박혀서 지금도 지니고 산다. 피를 철철 흘리며 병원으로 업혀간 기억도 생생하다. 당시의 의술로는 달리 손을 댈수가 없어서 응급처치 후 그대로 두었으나 신체적으로 아무런 탈이 없으니 하늘에 감사할 뿐이다한동안 잊고도 지냈다가 때로는 이물질에 대한 정신적 트라우마도 겪었으나 지금은 고령의 친구들이 스텐트인가 뭔가도 심장에 박고 살고, 나도 임플란트를 한 입 가득 심고 다니니 파편이 주는 정서적 이물감에서

는 해방되었다. 아니 이제는 내 몸의 일부인가 싶기도 하다ROTC 출신 장교로 훈련 때나 근무 때에는 총도 많이 쏘아보았지만 내 총상의 사실과 오버랩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요즘 산수연 시집을 마련하는 중에 지구 저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란의 소식을 듣고 어린 시절 전란의 기억과 더불어 이에 관한 시행詩行 몇 줄을 긁적이다 보니 두 가지 사건이 조우 되며 이중 인화 되는 순간도 생기고 만다.

 

  한평생 살아온 일들을 평소에 발표했던 운문 중에서도 개인의 서사와 이에 수반하는 감성 시 쪽으로 추려서 내다보니 산문으로 흔적을 남기려고 한 것 보다는 잘 한 선택인가 싶다. 대단한 행적도 아닌 지난날들을 산문 서사로 남기기보다는 상상력의 여지가 있는 운문으로 흘리면서 그 뒤에 조금 떨어져서 존재의 희미한 빛을 비추어보는 방식을 스스로는 아름다운 태도라고 생각해본다시집을 내면서 보통은 평설을 부탁하여 붙이지만 대단하지도 않은 시로 주위의 분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아서 이럭저럭 본인의 이야기나 몇 줄 써 붙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평소 남에게 잘 베풀지도 못하면서 폐라도 끼치지 말아야지 싶기도 하다. 또 다정하게 글줄을 나누어 줄 문우 몇 분은 근년에 주위에서 떠나가시고 말았. 만 감을 느낀다결국 시집의 평설은 독자들의 혜안에 맡기고 전체 구성만 잠시 설명 드리자면, 우선 전체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서 처음에는 일종의 프롤로그, 서설의 시들로 묶었다. 생애 전반에서 상징이 될 만한 사유와 사건들을 운문으로 풀어 본 것이다. 산수를 맡는 감회와 올해 흑범의 해에 대한 감상, 전란의 기억들이 주요한 시적 세계였다. 그 다음의 네 개 부분은 대략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그에 걸 맞는 시상을 풀어보았다. 어떻게 보면 나의 일생을 사계에 맞추어 정립해 보았다고나 할까. 사람의 한 살이가 얼마나 길지 가늠하기 힘든 생애에서 일년 사계절에 시상을 나누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 이제 자신의 시집에 관한 계면쩍은 평설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일깨워진 것은 전란 이후 수복하여 부서진 학교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가마니 떼기가 깔린 가교사를 전전하며 받은 여러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이웃 형들이 읽으며 돌린 󰡔새 벗󰡕, 󰡔학원󰡕󰡔학생󰡕 등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다리에 부상까지 당하여 한 달 가량을 집에서 치료받다가 헛간 같은 교실로 나가니까 친구들은 이미 구구단을 모두 외우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하루 만에 깨쳐서 벌을 서지 않았던 일, 맨 날 낙동강 변과 그 지류에 나가서 가재를 잡고 큰 민물조개도 건져내고 씨름에 져서 벌러덩 나뒹굴던 때가 그 시절이었다교과서는 운크라 UNKRA (유엔 한국재건단)에서 만들어준 지질이 꽤 좋은 책이었는데, 다만 선배들에게서 물려받고 또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식이었다. 그 당시에 돌려보던 󰡔새벗󰡕󰡔학원󰡕은 경전 같은 존재였다. 나중

에 나온 󰡔학생계󰡕는 돈을 주고 사서 본 기억이다.

 

  이후 나라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자전적인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고 훌쩍 등단시절을 이야기하고 싶다. 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살아온 인생의 여정은 시골의 문학소년 출신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하지만 그 대부분을 벅찬 외국문학에 대한 연구와 덧없는 논문작성, 나름의 알찬 강의 준비, 격렬한 반독재 데모시대의 학생지도와 학사행정, 학회활동 등으로 채워 나오다 보니 창작이나 등단 같은 것은 깜박 망각의 피안 같은 데에 두고 살아왔던 것 같다.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나 때때로 솟아오르는 욕망도 지그시 누르며 마침내 정년 트랙의 골인지점이 저 멀리에서나마 손짓할 때쯤에야 예전의 소망을 소스라치게 상기하며 월간문예지 󰡔문학마을󰡕을 통하여 소설장르로 등단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였다새삼스레 개안이 되었다고나 할까, 단편소설을 열심히 쓰고 발표하여 이후 해마다 삼 년 연속 소설집 󰡔하노이 하롱베이󰡕, 󰡔세종대왕 밀릉󰡕, 󰡔촛불과 DNA󰡕를 출간

하였으니 그 노력은 스스로 가상하였다마지막 연구 년을 맞아서 한 학기는 '연변 과학기술대학'에서 또 한 학기는 뉴욕의 'NYU'에서 보내며 우선 연변 조선족문학 관련의 논문으로는 평론 등단(󰡔학과 의식󰡕), 이어 뉴욕대학에 있을 때 시 (󰡔미주 시정신󰡕)로 등단을 하였다. 예전 '미시간 주립대'에서 visitingscholar로 있을 때 전공분야에 몰두 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리 전공도 아닌 분야에 몰두하는 일종의 전복적 생활 태도라서 스스로도 불온한 상태에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정년을 하고 나서는 문학단체에서 문학수업과 연찬을 겸한 활동에 다소간 참여하며 나이의 생물학적 추이에 따른 문학혼의 소멸을 경계하려고 하여왔지만 인간으로서의 한계상황은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한편 그동안 개인적 취향과 네오노마드 시대에 편승하여 세상을 돌아다녀본 체험으로 기행시를 써왔던 기록을 모아서 󰡔여행자의 잠언󰡕이라는 표제로 시집을 내었고 이어 연재하던 장편으로 󰡔빈포사람들󰡕이라는 단행본을 발간하였다. 아울러 계간 󰡔여행문화󰡕에서 주간을 맡아보면서 기행문학에 대한 관심은 끝간 데가 없어서 기행관련의 시와 수필과 또한 콩트까지 써보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낄 따름이다. 기행관련의 수필을 매달 몇 군 데 연재한 자료를 모아서 󰡔열두 달 풍경󰡕이라는 수필집을 작년에 출간하여 그해 <김태길 수필문학상>을 수상한 일은 만년의 큰 성취였다고 자부한다. 미흡한 작품을 뽑아서 축하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시집을 내고 나면 모아두었던 여행 시 자료로 여행시집 한 권을 또 다시 묶고 싶지만 마음은 여전히 부끄러움을 느낄 뿐이다. 기왕 노인이 된 바에야 연재해왔던 󰡔노인학 대회󰡕라는 제목의 장편도 해를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욕심도 갖고 있다. 이어 심신이 허락한다면 운문의 세계에는 계속 매진하고 싶다. 시의 세계가 얼마나 나를 받아줄까, 두려운 마음이 아직 있는 것을 보면 희망이 엿보이기도 한다최근 몇 년, 나무 심는 일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린 시절 민둥산에 식목을 하러 동원되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사방사업, 홍수, 조림, 그런 말 다음에는 송충이 잡기와 간벌, 산불조심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이제는 수종개량과 탄소중립 식목이라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어휘가 등장한다. 맨발로 학교 운동장을 달리던 때에서부터 마침내 고급 운동화로 노년의 신발을 삼는 우리시대의 궤적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여든 즈음에 심은 탄소중립의 꿈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제 편히 쉬고 싶다이번 시집을 내는 데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은 아내와 멀리 또 가까이 살고 있는 자식들, 그리고 청년이 된 손주들 Laurie, Dylan, Linsy, Aiden, Aerin의 성원이 고맙다. 책을 만들어 주신 신아미디어의 서정환 회장님과 실무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또한 평생의 학우들, 문우들, 산우들, 정을 나누어 준 지인들과 이 시집을 나누고 싶다. 뒤표지에 격려의 글을 올려

주신 문우 두 분께 크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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