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호 시인 -*

연재 시 - 강가에 서서 - 제 2회

이정록 | 기사입력 2019/07/31 [14:50]

*- 이진호 시인 -*

연재 시 - 강가에 서서 - 제 2회

이정록 | 입력 : 2019/07/31 [14:50]

 

SAEM NEWS

 

<제 2회 연제 시>

 

강 가 에 서

 

          이 진 호


포플러가
강물에 뛰어들어
붕어처럼 꼬리친다

                                   

매미소리가
물속에서 들려온다

 

붕어의 울음으로
― 맴 맴 매암
― 맴 맴 매암

  



 

 

  읽고 나서【감상】
                              
       <해설>
 호접지몽胡蝶之夢의 여름이다

 태양광선이 강한 여름이 돌아왔다.

삼복더위에는 높은 온도로 활동력이 떨어진다.

나무도 폭염으로 짙은 초록색을 띄며 축 늘어진다.

 

옛 선비들은 복중엔

계곡에 발을 담그고 묵상을 하거나

물고기들의 노는 것을 보며 더위를 식혔다.

이진호 시인의 ‘강가에서’는 시를

읽기만 해도 더위가 물러가 버릴 것만 같이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3연 8행의 짧은 시지만

여름의 풍경과 시원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1연의 “포플러가/ 강물에 뛰어들어/

붕어처럼 꼬리친다.”에서

화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포플러를

강물 속에 빠뜨림으로 호기심을 자극하여

시원한 여름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물결에 흔들리는 이파리들을

붕어처럼 꼬리를 친다고 표현한 부분은

상상력이 신비로우며 자연물에 투사된 여름이

회화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2연에서 “매미소리가/ 물속에서 들려온다.”는 것은

포플러가 물속에 뛰어들었으니

자연이 나무에 매달려있던 매미도 물속에 함께

뛰어들었을 것이라는 연상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물속에서 들려오는 매미소리가

신기하게 들려온다.

 

3연에서 매미가 “붕어의 울음”으로 뻐끔거리며

울음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환청幻聽 이미지 연상법을 묘사한 이 시는

더운 여름이지만 재미있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장자의 호접지몽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깨어났는데

자기가 나비인지 나비가 자기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는 것은

자아와 외물의 구별이 어려운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말한다.

 

위의 시에서 물에 뛰어든 포플러가 자신이

나무인지 붕어인지,

물속의 매미도 자신이 매미인지 붕어인지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주므로

노장의 신선사상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노자의 도는, 도를 도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지

거스르는 것이 아니다.

무위는 인위적이 아니므로 사물과 나는 불이不二다.

 

위의 시는 자연과 절대적 조화를 이루고

객관적 상관물을 투사시켜

시로 형상화하는 기교가 독창적이다.

여름의 이미지와 상상력이 발휘된 창의성이

돋보이는 성공적인 시이다. 



 

 

   

<SAEM NEWS>

 

발행인 이정록 회장

취재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본부장 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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