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회 샘문학상 신인문학상 = 나의 영원한 스승, 헛간 - 진 종 순 수필가

낭송 - 전 미 녀 낭송가

김성기 기자 | 기사입력 2019/11/19 [04:13]

제 6회 샘문학상 신인문학상 = 나의 영원한 스승, 헛간 - 진 종 순 수필가

낭송 - 전 미 녀 낭송가

김성기 기자 | 입력 : 2019/11/19 [04:13]

▲     ©김성기

  

《SAEM NEWS》

1960년대 말 무작정 상경을 하는 것이 유행이던 때 우리 부모님도 아무런 대책 없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이사를 갔었다.
하기야 아버지는 고향에서 남의 집일로 품팔이를 하며 생활을 하니 도시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사는 거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런 생활이라 그렇게 대책 없이 고향을 등졌는데 그렇게 갔어도 잘 살았으면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남의 집 헛간 생활은 안했겠지만 그 무슨 업보의 삶이던가 보통의 어머니로 살지 않았던 친정어머니로 인해 생활은 말이 아니었고 그로 인해 어린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동생을 보살피며 어른 노릇을 하게 되었다.

천호동 변두리에 위치한 우리 집은 물도 없는 곳이라 어느 산 속의 집에서 주인의 눈치를 봐가며 양동이에 물을 길어 와야 했다. 마실 물조차 없어서 그리 했으니 십여 세 나이의 아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 힘든 삶이었다.
그렇게 2년 반을 살았는데 어렵던 형편은 더욱 어렵게 되어 집세는 밀리고 먹을 것조차 없게 되자 답답했던 아버지는 다시 고향 행을 택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생활고에 자식들 데리고 동반자살을 택하는 가장이 그때의 우리 아버지의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식을 버리지 않은 우리 아버지가 고마워서 난 아버지를 돌아가시기 전까지 극진히 보살폈다.
내려 올 차비조차 없이 야밤에 도주하듯 호남선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와 도착한 곳이 내가 바라보던 그곳 헛간이었다.

1971년 초등학교 6학년 말 12월 24일 겨울방학의 시작과 함께 서울 생활을 마치게 되었다. 길지 않았던 서울 생활에서 그 가난뱅이 집 아이는 공부하나만은 잘해서 잘 나가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당시는 서울과 시골과의 학력 차이가 엄청 났는데 시골에서 전학을 오자마자 이렇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처음이라고 극찬을 받았다.
엄마도 없이 밥을 해 먹으며 학교에 다녔어도 공부 잘하지, 친구들에게 인기도 좋지 그러니 6학년 때엔 반장까지 되었다.
그러나 가난뱅이 아이이니 죽어도 반장을 시키지 않으려 한 담임선생님의 술수를 눈앞에서 봐야 했지만 아이들의 투표라서 어쩔 수 없이 반장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담임의 입장에서 육성회비조차 내지 못하는 아이를 반장을 시킨다는 것이
참 싫었을 것 같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담임의 염려대로 역시나 그 아이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내려와 헛간의 생활을 하면서 그냥 살고 있었다.
학교라는 것과 꿈이라는 것 그 무엇도 없었다. 어쩌다 어렸을 때 같은 학교에 다녔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비켜서 먼 길로 돌아가야 했다.
그들이 입은 예쁜 교복을 보고 얼마나 입어보고 싶었던가? 그때도 엄마의 그 삶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굶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생활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과 세월이 흘렀다.
어쩌면 그 세월 속에서 아픔의 장소를 잊고 싶었겠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그곳 헛간에 눈길이 멈춰지지 않고 목울대 울꺽이는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나는 세상을 사는 동안 힘이 들 때나 어려움이 있을 때 헛간에서의 삶을 떠올리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와신상담" 쓰디쓴 간을 씹듯 그 헛-간을 씹는다.
쓰라린 곳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무슨 어려움인들 이겨내지 못하겠냐면서 오뚝이처럼 다시 나를 세웠다.
지금 생각하니 오갈 곳 없는 우리 가족을 기꺼이 맞아 살게 해 준 고향의 정이 진한 향수로 다가온다.
비록 그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난 내 심혼心魂에 심었다.
내 가슴 속에 뿌리를 내린 헛간은 대나무로
자라서 언제까지나 내가 지치고 힘들 때면 그늘이 되어 위로하고 응원가를 불러주며
초심은 잃고 방종하게 되면 회초리 들어
정신을 차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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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진종순

충남 논산시 거주
자영업 대표 (패션)
건양사이버대학교 졸업


샘터문학상 신인상 수상 (제 6회)
(사) 샘문학 회원
(사) 샘문인협회 회원
사계속시와사진이야기그룹 회원
한국문인그룹 회원
백제문단 회원
송설문학 회원

<공저>
우리집 어처구니는 시인
<컨버젼스 시집/샘문학>

 

《SAEM NEWS》

발행인 이 정 록 회장
취재 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 본부장 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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